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짧은 글이지만 강한 힘을 지닌 슬로건에는 늘 감탄을 하게 된다. 열 마디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이 딱 슬로건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글이든 그림이든 심플한 것이 제일 어려운 작업이다. 엑기스만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생각의 확장에서 차차 덜어내는 것이 슬로건의 작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 카피라이터의 작업 과정을 담은 책이 바로 '누구나 카피라이터'라는 책이다. 슬로건을 잘 쓰는 노하우도 담겨있지만 하나의 문장이 나오기까지 어떤 생각을 했고, 왜 그렇게 생각했으며, 어떻게 다듬어 나갔는지의 과정이 담백하고 아기자기(?)하게 담겨있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다면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다.
하나의 슬로건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중간 중간 귀여운 삽화를 감상할 수 있다.
[보관 글귀]
이 책은 한 걸음 물러나 카피라이터가 일하는 풍경을 통째로 구경하는 책입니다. 이렇게 쓰세요, 하는 결론을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 결론까지 도착하는 과정을 즐기는 책입니다. 카피 한 줄 훔치는 책이 아니라 생각 덩어리를 훔치는 책입니다.
_____ P10
밑줄 긋기
- 일 맡기는 사람에게 믿음과 기대를 주는 것이 일의 시작
- 가장 위험한 생각은 내 제품에 대한 의심
- 먹고 마시는 제품이라면 닥치고 시즐
- PPT 한 페이지에 최소한의 메시지
- 슬로건이든 모델이든 자주 바꾸는 건 좋지 않다.
_____P153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을 놓치지 않고 보는 일을 합니다. 영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일을 합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보지 않는 일을 합니다. _____P157
새로운 글, 남다른 글, 뾰족한 글, 이런 글을 쓰려면 정답을 거부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오답을 내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말은 입이 한다. 이건 정답입니다. 눈도 말을 한다. 이건 오답입니다. 일단 이런 오답을 던져놓고 생각을 확장합니다. 분명 오답이었는데 차츰 또 하나의 답이 됩니다. 새로운 답이 됩니다. 나만의 답이 됩니다. 틀림없이 말이 안 되는 말이었는데 어느새 말이 됩니다.
해는 서쪽에 뜬다.
밤하늘엔 별보다 달이 많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키스를 잘한다.
이렇게 일단 저지르십시오. 그리고 어떻게든 말이 되게 만드십시오. 나는 이런 신나는 행위를 생각의 확장이라 부릅니다. 생각의 확장은 어려워서 어려운 게 아니라 자주 하지 않아서 어려운 것입니다. _____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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